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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25의 게시물 표시

BERT, GPT-2, XLNet 학습 방식 비교: 양방향, 단방향, 순열

주요 언어 모델 특징 비교: BERT, GPT-2, XLNet 이 세 모델은 현대 자연어 처리(NLP) 분야에 혁명을 일으킨 대표적인 언어 모델들입니다. 모두 트랜스포머(Transformer)라는 강력한 아키텍처를 공유하지만, 마치 각기 다른 철학을 가진 라이벌처럼 언어를 학습하는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은 NLP 기술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1. BERT (Bidirectional Encoder Representations from Transformers) BERT는 문장의 양쪽 문맥을 동시에 고려하여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양방향(Bidirectional) 모델입니다. 이는 마치 우리가 문장을 읽을 때 특정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앞뒤 단어를 모두 살펴보는 것과 유사합니다. BERT는 트랜스포머의 인코더(Encoder) 구조만을 사용하며, '마스크 언어 모델(MLM)'이라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양방향 학습을 구현했습니다. 이 특징 덕분에 BERT는 문장 분류(Sentiment Analysis), 개체명 인식(Named Entity Recognition) 등 문장의 전체적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NLU, Natural Language Understanding)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합니다. 주요 특징: 양방향 문맥 이해 사용된 아키텍처: 트랜스포머 인코더 학습 방식: 마스크 언어 모델 (Masked Language Model, MLM) 강점: 문맥을 깊이 있게 이해하여 NLU 과제에 강력함. 단점: 학습(pre-training) 단계에서는 문장의 일부를 [MASK] 토큰으로 가리고 예측하는 훈련을 하지만, 실제 사용(fine-tuning 또는 inference) 단계에서는 [MASK] 토큰이 없는 온전한 문장을 다루게 됩니다. 이 학습 환경과 실제 사용 환경 간의 차이로 인해 모델 성능이 저하될 수 있는 불일치(discrepancy) 문제가 있으며, 모델 구조상 자연스...

MATH-01. 그룹(Group, 군)과 필드(Field, 체)

그룹이 필드보다 더 단순하고 일반적인 개념이며, 필드를 정의하기 위한 기본적인 구성 요소로 사용됩니다. 더 일반적이고 단순한 구조 그룹: 단 하나의 연산과 네 가지 기본 규칙(닫힘, 결합법칙, 항등원, 역원)만 만족하면 성립합니다. 이 단순함 덕분에 대칭성을 가지는 거의 모든 대상(예: 도형의 회전, 분자 구조, 암호학)에서 그룹의 구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필드: 두 개의 연산(덧셈, 곱셈)이 필요하며, 각 연산에 대해 그룹과 유사한 규칙들(특히 교환법칙까지)을 만족해야 하고, 두 연산을 연결하는 분배법칙까지 성립해야 합니다. 조건이 훨씬 까다롭기 때문에, 필드가 되는 대상은 그룹이 되는 대상보다 훨씬 제한적입니다. 쉽게 말해, 모든 필드는 그 안에 그룹의 구조를 포함하고 있지만, 모든 그룹이 필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정수의 집합은 덧셈에 대해 그룹을 이루지만, 곱셈에 대한 역원이 없으므로 필드는 아닙니다. 필드를 정의하는 기본 구성 요소 필드의 정의 자체를 살펴보면 그룹이 얼마나 근본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필드(F)란? 집합 F가 덧셈에 대해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그룹(Abelian group)을 이룬다. 집합 F에서 0을 제외한 원소들이 곱셈에 대해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그룹(Abelian group)을 이룬다. 덧셈과 곱셈 사이에 분배법칙이 성립한다. 이처럼 필드는 사실상 두 개의 그룹 구조를 뼈대로 삼고, 분배법칙으로 두 뼈대를 연결한 구조입니다. 따라서 그룹이라는 개념 없이는 필드를 정의할 수 없습니다. 결론 그룹은 추상 대수학의 가장 기본적인 '벽돌' 중 하나와 같습니다. 이 벽돌을 이용해 링(Ring), 필드(Field)와 같은 더 복잡하고 특수한 구조들을 쌓아 올리는 것입니다.

MATH-03. 타원 곡선과 순환 그룹: 암호 기술의 핵심 원리

타원 곡선 암호(Elliptic Curve Cryptography, ECC)는 현대 디지털 보안의 핵심 기술입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물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메시징 앱의 종단간 암호화, 웹사이트 접속에 쓰이는 HTTPS 통신 등 수많은 곳에서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고 있죠. 이 기술의 심장에는 '타원 곡선'이라는 특별한 수학적 구조와 그것이 이루는 '순환 그룹(Cyclic Group)'이라는 특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1. 타원 곡선: 점들의 특별한 덧셈 규칙 타원 곡선은 특정 방정식(보통 y² = x³ + ax + b 형태)을 만족하는 점(x, y)들의 집합입니다. 이 곡선 위의 점들은 매우 독특하고 강력한 덧셈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타원 곡선 위에서 두 점의 덧셈 (출처: desmos ) 점 덧셈 (P + Q = R): 곡선 위의 서로 다른 두 점 P와 Q를 지나는 직선을 긋습니다. 이 직선은 곡선과 또 다른 한 점(-R)에서 만나게 됩니다. 이 점을 x축에 대해 대칭시킨 점이 바로 R, 즉 P와 Q의 합입니다. 점 두 배 (P + P = 2P): 한 점 P에서 곡선에 접선을 긋습니다. 이 접선은 곡선과 또 다른 한 점(-R)에서 만납니다. 이 점을 x축에 대칭시킨 점 R이 P를 두 배 한 결과(2P)입니다. 이 연산에는 중요한 '무한점(Point at Infinity)'이라는 항등원(숫자 0과 같은 역할)이 존재하여, 어떤 점 P와 그 역원(-P)을 더하면 무한점이 됩니다. 이러한 덧셈 규칙 덕분에, 타원 곡선 위의 점들은 '아벨 그룹(Abelian Group)', 즉 교환법칙이 성립하는 그룹을 형성합니다. 2. 순환 그룹: 생성점 G로 모든 것을 만들다 타원 곡선 그룹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순환 그룹이라는 점입니다. 순환 그룹이란? 그룹 내의 생성점(Generator, G)이라는 특별한 점 하나를 반복해서 더하는 것만으로 그룹 안의 모든 점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그룹...

MATH-02. 그룹(Group, 군), 가환 그룹, 순환 그룹

그룹(Group)은 추상대수학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으로, 특정 규칙들을 만족하는 집합과 그 집합에 정의된 연산의 조합 을 말합니다. 어떤 집합 G와 그 위의 이항 연산(예: 덧셈 '+' 또는 곱셈 '×')이 '그룹'이 되려면 다음 네 가지 기본 조건(공리)을 반드시 만족해야 합니다. 그룹의 4가지 조건 (Group Axioms) 어떤 집합 G와 연산 '*'에 대해, 집합 안의 임의의 원소 a, b, c가 다음 규칙을 만족할 때 (G, *)를 그룹이라고 부릅니다. 1. 연산에 대해 닫혀 있다 (Closure) a * b 는 반드시 집합 G의 원소이다. 집합 안의 어떤 두 원소를 가져와 연산해도 그 결과는 항상 그 집합 안에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두 정수를 더하면 항상 정수가 되므로, 정수 집합은 덧셈에 대해 닫혀 있습니다. 2. 결합법칙 성립 (Associativity) (a * b) * c = a * (b * c) 세 원소를 연산할 때, 앞의 두 원소를 먼저 계산하든 뒤의 두 원소를 먼저 계산하든 결과는 항상 같아야 합니다. 이는 연산 순서에 대한 일관성을 보장합니다. 3. 항등원 존재 (Identity Element) 모든 a 에 대해 a * e = e * a = a 를 만족하는 원소 e 가 집합 G 안에 존재한다. 항등원( e )은 다른 원소와 연산했을 때 자기 자신을 그대로 돌려주는 특별한 원소입니다. 덧셈에서는 0이, 곱셈에서는 1이 항등원의 역할을 합니다. 4. 역원 존재 (Inverse Element) 집합 G의 모든 원소 a 에 대해,  $a * a^{-1} = a^{-1} * a = e$ 를 만족하는 역원( $a^{-1}$ )이 G 안에 반드시 존재한다. 역원은 어떤 원소와 연산했을 때 항등원을 만들어내는 짝꿍입니다. 예를 들어, 덧셈에서 정수 5의 역원은 -5이며, 곱셈에서 5의 역원은 1/5입니다. 가환 그룹 (아벨 군) 만약 위의 네 가지 기본 조건에 더해, 교환법칙까지 성립하...

ZKP-7. 다항식 약정 - 설정(Setup) 단계 상세 설명

영지식 증명, 특히 zk-SNARKs와 같은 시스템에서 설정(Setup) 단계는 전체 시스템의 보안과 신뢰성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첫 단추입니다. 이 단계의 주된 목적은 증명 생성(Proving)과 검증(Verifying)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될 공개된 파라미터(Public Parameters)를 생성하는 것입니다. 이 파라미터를 CRS(Common Reference String) 또는 SRS(Structured Reference String)라고 부릅니다. 설정 단계의 핵심 목표 설정 단계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증명자와 검증자가 다항식에 대한 약속(Commitment)을 만들고, 특정 지점에서의 다항식 값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그 값이 올바르다는 것을 증명하고 검증할 수 있는 '암호학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설정 단계의 세부 과정 설정 단계는 크게 두 가지 핵심 과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암호학적 기본 요소 선택 먼저, 다항식 약정 스킴에 사용할 기본적인 암호학적 환경을 결정합니다. 유한체(Finite Field) 선택: 다항식의 계수와 변수가 속할 숫자 체계를 정의합니다. 보통 매우 큰 소수 p를 사용하여 Fp​와 같은 유한체를 사용합니다. 타원 곡선 그룹(Elliptic Curve Group) 선택: 약속(Commitment)을 생성하기 위해 타원 곡선 암호(ECC)를 사용합니다. 특정 타원 곡선과 그 위의 생성점(Generator Point) G를 선택합니다. 이 그룹 연산은 이산 로그 문제(Discrete Logarithm Problem)의 어려움에 기반하여 보안성을 가집니다. 2. CRS(Common Reference String) 생성 이것이 설정 단계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CRS는 비밀 값(Secret Value)으로부터 파생된 일련의 암호화된 정보이며, 한번 생성되면 증명자와 검증자 모두가 사용하게 됩니다. 비밀 값(Toxic Waste) 생성: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되는 비밀 값, τ (타우)를 ...

ZKP-6. 다항식 약정 - 기본 개념부터 KZG 스킴까지

어떻게 하면 수백만 개의 데이터로 이루어진 계산을 올바르게 수행했음을, 계산 과정 전체를 보여주지 않고도 간결하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혹은, 내가 특정 비밀 정보(다항식)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그 정보를 전혀 노출하지 않고 어떻게 신뢰시킬 수 있을까요? 이 어려운 질문에 대한 암호학적 해답이 바로 다항식 약정 스킴(Polynomial Commitment Scheme)입니다. 이는 zk-SNARKs와 같은 현대 영지식 증명 시스템의 핵심 엔진 역할을 합니다. 1. 다항식 약정이란? 다항식 약정을 간단히 비유하자면, '내용을 숨긴 채 상자를 봉인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기서 '상자'는 다항식 P(x) 자체를, '봉인'하는 행위가 '약정(Commit)'에 해당하며, 봉인된 상자에 붙이는 고유한 '밀랍 인장'이 바로 '약정값(Commitment)' C입니다. 약정 (Commit): 증명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다항식 P(x)를 암호학적으로 처리하여 매우 짧은 길이의 '약정(Commitment)' C를 생성합니다. 이는 마치 다항식의 '지문'이나 '해시'와 같습니다. 이 C를 검증자(Verifier)에게 먼저 보냅니다. 개봉 (Open): 나중에 검증자가 다항식에 대한 정보(예: 특정 지점 z에서의 평가값 P(z))를 요구하면, 증명자는 해당 정보와 함께 이 정보가 처음에 약정한 다항식 P(x)와 일치함을 증명하는 '증명(Proof)' π를 제출합니다. 이 과정의 핵심 속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은닉성 (Hiding): 약정 C만으로는 원래 다항식 P(x)에 대한 어떤 정보도 알 수 없습니다. 결속성 (Binding): 증명자가 한번 약정 C를 제출하고 나면, 원래 약속했던 다항식 P(x)가 아닌 다른 다항식 P'(x)에 대한 유효한 증명을 만들어내는 것은 계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즉, 말을 바꿀 수 없습니다. 2...

ZKP-5. 타원곡선 페어링 - 덧셈의 세계에서 곱셈의 세계로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 ZKP)을 공부하다 보면 '타원곡선 페어링(Elliptic Curve Pairing)'이라는 개념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페어링은 타원곡선이라는 '덧셈의 세계'와 또 다른 '곱셈의 세계'를 연결하는 마법 같은 다리 역할 을 합니다. 타원곡선 암호는 덧셈 연산에 기반하는데, 많은 영지식 증명은 '곱셈 관계'의 검증을 필요로 합니다. 페어링은 바로 이 간극을 메워, 덧셈의 세계에 있는 값들을 이용해 곱셈 관계가 성립하는지를 검증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 덕분에 zk-SNARKs와 같은 고급 암호화 프로토콜이 가능해집니다. 이 글에서는 타원곡선 페어링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영지식 증명에 사용되는지 쉽게 풀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1. 페어링이란 무엇인가요? (기본 개념) 페어링은 간단히 말해, 특정 수학적 구조(타원곡선 위의 점들의 그룹)에 있는 두 개의 원소를 입력으로 받아, 다른 수학적 구조(곱셈 순환 그룹)에 있는 하나의 원소로 매핑(mapping)하는 함수입니다. 이 함수를 e 라고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e(P, Q) -> n 여기서 P는 그룹 $G_1$의 원소(타원곡선 위의 점), Q는 그룹 $G_2$의 원소(또 다른 타원곡선 위의 점)이며, 페어링 함수 e 는 이 둘을 곱셈 연산이 정의된 대상 그룹 $G_T$의 원소 n으로 변환합니다. 즉, 두 개의 타원곡선 위 점을 입력받아 곱셈 세계의 원소 하나를 출력하는 함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함수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쌍선형성(Bilinearity)'이라는 독특한 성질 때문입니다. 2. 페어링의 핵심 성질: 쌍선형성(Bilinearity) 쌍선형성은 페어링을 암호학적으로 유용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특징입니다. 수식으로 표현하면 조금 복잡해 보이지만, 그 의미는 생각보다 직관적입니다. e(aP, bQ) = e(P, Q)^(ab) 이 수식이 의미하는...

ZKP-4. 영지식 증명: 계산을 다항식 문제로 변환하기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의 핵심은 '무언가를 안다’는 사실을, 그 ‘무엇’ 자체는 공개하지 않고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암호학자들은 아주 독창적인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바로 컴퓨터가 수행하는 복잡한 '계산’을, 간결하고 강력한 '다항식의 관계’로 번역 하는 것입니다. 이 번역 과정만 이해하면 영지식 증명의 가장 중요한 원리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문서에서는 간단한 예제를 통해 그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증명하려는 계산은 x³ + x + 5 = 35 입니다. 증명자(Prover)는 이 방정식의 해인 x=3 이라는 비밀값을 알고 있음을 검증자(Verifier)에게 증명하고자 합니다. 1단계: 계산의 평탄화 (Flattening) - 산술 회로로 변환 가장 먼저, 복잡한 계산식을 기본적인 산술 연산(덧셈, 뺄셈, 곱셈)의 연속으로 분해하여 산술 회로(Arithmetic Circuit)로 만듭니다. 각 연산은 하나의 '게이트(gate)'가 됩니다. 이 과정은 컴퓨터가 이해하는 복잡한 로직을 영지식 증명 시스템이 처리할 수 있는 표준화된 형식으로 바꾸는 첫 단계입니다. x³ + x + 5 식은 다음과 같이 분해할 수 있습니다. sym_1 = x * x (x²) sym_2 = sym_1 * x (x³) sym_3 = sym_2 + x (x³ + x) ~out = sym_3 + 5 (x³ + x + 5) 이제 x=3 이라는 비밀값을 각 단계에 대입하여 중간 결과값을 계산합니다. x = 3 sym_1 = 3 * 3 = 9 sym_2 = 9 * 3 = 27 sym_3 = 27 + 3 = 30 ~out = 30 + 5 = 35 이 산술 회로는 계산의 흐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청사진 역할을 합니다. 위 다이어그램은 각 변수가 게이트를 통해 어떻게 연결되고 변환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2단계: R1CS(Rank-1 Constraint System)로 표현 다음으로,...

ZKP-3. 유한체 산술 회로와 영지식 증명에서의 활용

논리 회로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유한체 산술 회로가 영지식 증명에 활용되는지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1. 논리 회로 (Logic Circuit) 논리 회로는 컴퓨터 과학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으로, 참(True/1)과 거짓(False/0)이라는 두 가지 상태(비트)를 입력받아 논리 연산을 수행하고 결과를 출력하는 전자 회로입니다. 컴퓨터의 모든 연산은 근본적으로 이 논리 회로의 조합으로 이루어집니다. 기본 구성 요소: 논리 게이트(Logic Gate)라고 불리는 작은 연산 단위들로 구성됩니다. AND: 두 입력이 모두 참(1)일 때만 참(1)을 출력합니다. OR: 두 입력 중 하나라도 참(1)이면 참(1)을 출력합니다. NOT: 입력을 반대로 뒤집습니다. 참(1)은 거짓(0)으로, 거짓(0)은 참(1)으로 바꿉니다. 이 외에도 NAND, NOR, XOR 등의 게이트가 있습니다. 표현: 주로 불리언(Boolean) 함수를 표현하는 데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f(x, y) = x AND y 와 같은 함수를 회로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특징: 모든 계산을 0과 1의 이진법(binary)으로 처리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2. 산술 회로 (Arithmetic Circuit) 산술 회로는 논리 회로와 유사하지만, 0과 1 대신 일반적인 숫자(정수, 유리수 등)를 입력받아 산술 연산을 수행하는 회로입니다. 기본 구성 요소: 산술 게이트(Arithmetic Gate)로 구성됩니다. 덧셈(+) 게이트: 두 숫자를 더합니다. 곱셈(×) 게이트: 두 숫자를 곱합니다. 표현: 주로 다항식(Polynomial)을 표현하는 데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f(x, y) = x*y + x + 5  와 같은 계산 과정을 덧셈과 곱셈 게이트의 연결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차이점: 논리 회로가 비트 단위의 논리 연산에 중점을 둔다면, 산술 회로는 숫자 단위의 덧셈과 곱셈 연산에 중점을 둡니다. 영지식 증명에서는 증명하려는 계산 과정을 다항식으로 변환해...

ZKP-2. 초보자를 위한 영지식 증명(zk-SNARKs) 실습 가이드: Circom과 SnarkJS 활용

이 가이드는 영지식 증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 Circom과 SnarkJS 라이브러리를 사용하여 zk-SNARKs의 전체 과정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1. 개발 환경 설정 먼저 영지식 증명 회로를 작성하고 증명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도구들을 설치해야 합니다. 컴퓨터에 Node.js (v16 이상 권장)와 npm이 설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Circom & SnarkJS 설치 터미널(Windows의 경우 PowerShell 또는 cmd, macOS의 경우 Terminal)을 열고 아래 명령어를 실행하여 circom과 snarkjs를 전역으로 설치합니다. npm install -g circom snarkjs 설치가 잘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각 라이브러리의 버전을 확인합니다. circom --version snarkjs --version 버전 정보가 정상적으로 출력되면 개발 환경 설정이 완료된 것입니다. 2. 회로(Circuit) 작성 및 컴파일 영지식 증명에서는 증명하려는 계산 과정을 '회로'라는 형태로 표현합니다. 우리는 "어떤 수 x를 제곱하면 y가 된다"는 관계를 증명하는 회로를 작성해 보겠습니다. 1) 회로 파일 생성 multiplier.circom이라는 이름의 파일을 만들고 아래 코드를 작성하세요. pragma circom 2.0.0; /*   이 회로는 입력 신호 'x'를 제곱한 결과가   출력 신호 'y'와 같은지 검증합니다.   증명자는 'x'를 알고 있음을 증명하고,   검증자는 'y' 값만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template Multiplier() {     // 증명자만 알고 있는 비공개 입력(private input)     signal input x;     // 모두에게 공개되는 공개 입력(public input)     signal output y;     // x *...

ZKP-1. 초보자를 위한 Circom 언어 가이드

Circom은 영지식 증명에 사용되는 '산술 회로'를 설계하기 위한 언어입니다. 이 회로를 통해 증명하고 싶은 논리나 규칙을 코드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조금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어떤 비밀 정보(private input)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내가 그 비밀 정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언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1. 핵심 개념: 회로, 신호, 제약 조건 Circom 코드는 3가지 핵심 요소로 이루어집니다. 회로 (Circuit) Circom의 가장 기본 단위입니다. 우리는 템플릿(template)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해서 회로를 정의합니다. 마치 다른 언어의 함수나 클래스처럼, 재사용 가능한 로직의 묶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신호 (Signal) 회로의 입력(input)과 출력(output), 그리고 그 사이에서 계산되는 중간값들을 신호라고 부릅니다. 신호는 회로를 통해 흐르는 데이터입니다. input: 회로에 입력되는 신호입니다. public input: 증명을 검증하는 사람에게도 공개되는 입력값입니다. (예: 문제) private input: 증명하는 사람만 알고 있는 비밀 입력값입니다. (예: 문제의 해답) output: 회로의 계산 결과로 나오는 신호입니다. 보통 public으로 간주되어 공개됩니다. var: 회로 내부에서만 사용되는 중간 신호입니다. 일반 프로그래밍 언어의 변수와 달리, Circom의 모든 신호(var 포함)는 최종적으로 제약 조건 시스템의 일부가 되어 증명 과정에 영향을 줍니다. 제약 조건 (Constraint) Circom의 심장과도 같은 가장 중요한 개념입니다. 제약 조건은 신호들 사이에 반드시 성립해야 하는 수학적 관계(방정식)를 정의합니다. 증명(proof)을 생성한다는 것은, 이 모든 제약 조건을 만족하는 신호값들을 찾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A === B: A와 B의 값이 반드시 같아야 한다는 제약 조건을 추가합니다. 이 연산자는 두 신호가 ...

V-모델: 검증과 확인 강조

V-모델은 소프트웨어 개발 생애 주기(SDLC) 모델 중 하나로, 전통적인 폭포수 모델(Waterfall Model)의 확장된 형태입니다. V-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발의 각 단계마다 그에 상응하는 테스트 단계를 설정하여 검증(Verification)과 확인(Validation)을 강조한다는 점입니다. 모델의 흐름이 알파벳 'V'자 형태를 띠기 때문에 V-모델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V자 왼쪽은 개발 및 명세화 과정을, 오른쪽은 테스트 및 검증 과정을 나타냅니다. V-모델의 구조와 단계별 활동 V-모델은 V자의 왼쪽 날개를 따라 내려가며 개발이 진행되고, V자의 바닥(코딩 단계)을 찍은 후 오른쪽 날개를 따라 올라오며 테스트가 진행되는 구조입니다. 각 개발 단계는 특정 테스트 단계와 수평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V-모델의 왼쪽 (Verification Process - 검증 단계) 이쪽 날개에서는 " 우리가 제품을 올바르게 만들고 있는가? (Are we building the product right?) "를 검증합니다. 즉, 각 단계의 산출물이 이전 단계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반영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1. 요구사항 분석 (Requirement Analysis) 활동: 고객의 요구사항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명확하게 문서화합니다. 이 단계의 산출물은 '요구사항 명세서'입니다. 연결된 테스트: 인수 테스트 (Acceptance Testing). 인수 테스트는 바로 이 요구사항 명세서를 기반으로 계획됩니다. 2. 시스템 설계 (System Design) 활동: 요구사항 명세서를 바탕으로 전체 시스템의 아키텍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 등을 설계합니다. '시스템 설계서'가 산출됩니다. 연결된 테스트: 시스템 테스트 (System Testing). 시스템 테스트는 시스템 설계서에 명시된 기능 및 비기능적 요구사항이 모두 충족되는지 검증하기 위해 계획됩니다. 3. 아키텍처 설계 (Ar...

소프트웨어 개발 생애 주기(SDLC)

소프트웨어 개발 생애 주기(Software Development Life Cycle, SDLC)는 고품질의 소프트웨어를 가장 효율적인 비용과 시간 안에 개발하고 유지보수하기 위해 거치는 전체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의한 모델입니다. 간단히 말해, 소프트웨어의 탄생부터 소멸까지의 전 과정을 단계별로 나눈 일종의 '로드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DLC는 개발팀이 특정 목표와 계획에 따라 소프트웨어를 설계, 개발, 테스트할 수 있도록 명확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의 투명성을 높이고, 예측 가능성을 향상시키며, 최종 제품의 품질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SDLC의 주요 단계 SDLC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핵심 단계를 포함하며, 각 단계는 이전 단계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진행됩니다. 1. 요구사항 분석 (Requirement Analysis) 목표: 개발할 소프트웨어에 대한 모든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정의하는 단계입니다. 주요 활동: 프로젝트 이해관계자(고객, 사용자 등)와의 인터뷰, 설문조사, 시장 조사를 통해 필요한 기능과 비기능적 요구사항(성능, 보안 등)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명세서로 만듭니다. 이 단계의 성공이 프로젝트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2. 설계 (Design) 목표: 요구사항 명세서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의 전체적인 구조와 아키텍처를 설계합니다. 주요 활동: 시스템 구조, 데이터베이스 모델,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네트워크 구성 등을 구체적으로 설계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립니다. 설계는 보통 시스템의 전체적인 구조를 잡는 상위 수준 설계(High-level Design)와 각 컴포넌트의 세부적인 동작을 설계하는 하위 수준 설계(Low-level Design)로 나뉩니다. 3.  구현 (Implementation) 목표: 설계된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코드를 작성하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단계입니다. 주요 활동: 개발자들이 프로그래밍 언어...

ECC-9. 타원 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ECDSA)

타원 곡선 암호에서 디지털 서명은 타원 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ECDSA)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는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정말 본인인지(인증), 메시지가 위변조되지 않았는지(무결성), 그리고 서명한 사실을 부인할 수 없도록(부인 방지) 보장하는 기술입니다. 핵심 원리는 공개 키로는 할 수 없지만 개인 키(비밀 키)로만 쉽게 할 수 있는 수학적 연산 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즉, 개인 키 소유자만이 유효한 서명을 생성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해당 개인 키와 쌍을 이루는 공개 키를 이용해 그 서명이 올바른지 검증할 수 있습니다. 앨리스가 밥에게 메시지를 서명하여 보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 키 생성 먼저, 앨리스는 서명과 검증에 사용할 한 쌍의 키를 생성해야 합니다. 공통 정보 공유: 서명자와 검증자는 모두 동일한 타원 곡선($E$)과 그 위의 기준점($G$)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 정보는 공개되어 있습니다. 개인 키 ($d_A$): 앨리스는 아무도 모르는 큰 정수 $d_A$를 자신의 개인 키로 선택합니다. 공개 키 ($Q_A$): 앨리스는 기준점 $G$에 자신의 개인 키 $d_A$를 곱하여(타원 곡선 덧셈 연산) 점 $Q_A = d_A \cdot G$를 계산합니다. 이 $Q_A$가 앨리스의 공개 키이며, 모든 사람에게 공개됩니다. 핵심 보안: 공개 키 $Q_A$와 기준점 $G$를 안다고 해도 개인 키 $d_A$를 역으로 계산하는 것은 '타원 곡선 이산 대수 문제'라는 수학적 난제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2. 서명 생성 앨리스는 보내려는 메시지($m$)에 대해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서명($r, s$)을 생성합니다. 해시 계산: 메시지($m$)를 해시 함수(예: SHA-256)에 넣어 일정한 길이의 해시 값($h$)을 계산합니다. 이는 메시지의 '지문'과 같아서, 메시지가 1비트만 바뀌어도 해시 값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h = \text{hash}(m)$ 임의의 수 선택: 서명할 때마다 새로운 임의...

ECC-8. 타원 곡선 디피-헬만(ECDH) 키 교환

타원 곡선 디피-헬만(ECDH) 키 교환은 타원 곡선 암호(ECC)를 이용하여 안전하게 비밀 키를 공유하는 방법입니다. 이 과정의 보안은 '타원 곡선 이산 대수 문제(Elliptic Curve Discrete Logarithm Problem, ECDLP)'라는 수학적 난제에 기반을 둡니다. 쉽게 말해, 타원 곡선 위의 한 점에서 특정 연산을 반복하여 다른 점을 찾는 것은 쉽지만, 결과 점만 가지고 몇 번의 연산을 했는지 알아내는 것은 계산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원리입니다. ECDH 키 교환 과정 앨리스와 밥이 안전하지 않은 통신 채널을 통해 비밀 키를 공유하려는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초기 설정 공유: 먼저, 앨리스와 밥은 모두가 알아도 되는 공개된 정보 두 가지를 사전에 합의합니다. 타원 곡선 ($E$): 사용할 특정 타원 곡선 방정식입니다. 기준점 ($G$): 해당 타원 곡선 위의 한 점으로, 모든 계산의 시작점이 됩니다. 각자의 비밀 키와 공개 키 생성: 앨리스: 임의의 정수 $a$를 자신의 비밀 키로 선택합니다. 그리고 기준점 $G$에 $a$번의 덧셈 연산을 수행하여 새로운 점 $P_A = a · G$를 계산하고, 이 점을 자신의 공개 키로 만들어 밥에게 보냅니다. 밥: 마찬가지로 임의의 정수 $b$를 자신의 비밀 키로 선택합니다. 그리고 기준점 $G$에 $b$번의 덧셈 연산을 수행하여 새로운 점 $P_B = b · G$를 계산하고, 이 점을 자신의 공개 키로 만들어 앨리스에게 보냅니다. 공유 비밀 키 계산: 앨리스: 밥에게서 받은 공개 키 $P_B$에 자신의 비밀 키 $a$를 곱합니다. $S = a · P_B = a · (b · G) = (ab) · G$ 밥: 앨리스에게서 받은 공개 키 $P_A$에 자신의 비밀 키 $b$를 곱합니다. $S = b · P_A = b · (a · G) = (ab) · G$ 키 교환 완료: 앨리스와 밥은 중간에서 통신을 도청한 사람이 있더라도, 각자 동일한 점 $S$를 계산해 낼 수 있습니다....

ECC-7. 타원 곡선 암호 키 생성

타원 곡선 암호(Elliptic Curve Cryptography, ECC)에서 키 생성은 공개 키 암호 방식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개인 키와 공개 키라는 한 쌍의 키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타원 곡선 위의 점들을 이용한 수학적 연산을 기반으로 합니다. 핵심 개념 키 생성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타원 곡선: 특정 수학 방정식($y^2=x^3+ax+b$ 형태)을 만족하는 점들의 집합입니다. 암호학에서는 유한체(finite field) 상에서 정의된 타원 곡선을 사용합니다. 기저점 (G): 타원 곡선 위에 미리 정해진 기준이 되는 점입니다. 이 점은 모든 참여자에게 공개되어 있습니다. 개인 키 (d): 사용자가 비밀리에 선택하는 매우 큰 정수입니다. 이 키는 절대로 외부에 노출되어서는 안 됩니다. 공개 키 (Q): 개인 키와 기저점을 사용하여 계산되는 타원 곡선 위의 한 점입니다. 이 키는 누구에게나 공개될 수 있습니다. 키 생성 과정 타원 곡선 암호의 키 생성 과정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타원 곡선 및 기저점 선택: 먼저, 암호 시스템에 사용할 특정 타원 곡선과 그 위의 기저점(G)을 정합니다. 이 정보는 공개되어 있으며, 표준화된 값들(예: secp256k1)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 키 생성: 사용자는 매우 큰 범위의 정수 중에서 무작위로 하나의 숫자, 즉 개인 키(d)를 선택합니다. 이 개인 키는 1부터 n-1 사이의 값이며, n은 기저점 G의 위수(order)입니다. 공개 키 계산: 공개 키(Q)는 개인 키(d)와 기저점(G)을 사용하여 계산됩니다. 계산 방법은 타원 곡선 위의 '점 덧셈' 연산을 d-1번 반복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를 스칼라 곱셈(Scalar Multiplication)이라고 하며,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Q=d\times G$$ 여기서 d×G는 G를 d번 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G+G+...+G). 이렇게 생성된 개인 키(d)와 공...

보안 개발 생애 주기(Secure SDLC): 안전한 소프트웨어 구축의 핵심

보안 개발 생애 주기(Secure Software Development Lifecycle, Secure SDLC 또는 SSDLC)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모든 단계에 보안 활동을 통합하여, 잠재적인 보안 취약점을 조기에 발견하고 제거함으로써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체계적인 프로세스입니다. 과거에는 개발이 완료된 후 마지막 단계에서 보안 테스트를 집중적으로 수행했지만, 이런 방식은 문제 발생 시 수정 비용이 크고 출시 지연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Secure SDLC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처음부터 보안을 내재화(Security by Design)"하는 '시프트 레프트(Shift Left)' 접근법을 채택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초기 단계에서 보안을 고려할수록 더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효과적으로 위협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계 단계에서 발견된 보안 결함은 구현 단계에서 발견된 결함보다 수정 비용이 훨씬 저렴합니다. Secure SDLC의 핵심 목표 조기 취약점 식별 및 제거: 개발 초기 단계에서 보안 위협을 예측하고 취약점을 찾아내어 수정 비용을 절감합니다. 보안 내재화: 보안을 개발 프로세스의 일부로 만들어 개발자가 자연스럽게 안전한 코드를 작성하도록 유도합니다. 컴플라이언스 준수: GDPR, HIPAA 등과 같은 다양한 규제 및 법규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전체적인 보안 수준 향상: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개발 환경, 배포 및 운영 단계까지 전 과정의 보안을 강화합니다. Secure SDLC의 단계별 주요 보안 활동 Secure SDLC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생애 주기(요구사항 분석, 설계, 구현, 테스트, 배포 및 유지보수)의 각 단계에 다음과 같은 보안 활동을 추가합니다. 1. 요구사항 분석 (Requirement Analysis) 이 단계에서는 기능적 요구사항과 더불어 보안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안 요구사항 정의: 데이터 암...

ECC-6. ECDLP가 DLP보다 풀기 어려운 이유

핵심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전통적인 DLP를 푸는 데에는 '지름길' 같은 효율적인 공격 알고리즘이 존재하지만, ECDLP에는 아직 그런 '지름길'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구조적 차이: 왜 '지름길'이 없을까? 두 문제의 난이도 차이는 이들이 정의된 수학적 공간의 근본적인 구조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사람 찾기 비유 전통적인 DLP: 잘 정돈된 격자 도시에서 특정 번지수(h)를 가진 집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이 도시에는 g라는 '이동 규칙'(예: 동쪽으로 1칸, 북쪽으로 2칸)이 있고, 이 규칙을 몇 번(x) 반복하면 목표(h)에 도착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문제입니다. 도시가 매우 규칙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도를 활용하고, 구역을 나누어 탐색하는 등 효율적인 탐색 전략(지름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타원 곡선 DLP (ECDLP): 아무런 규칙 없이 점들이 흩어져 있는 광활한 우주에서 특정 좌표(점 Q)를 찾는 것과 같습니다. '이동 규칙'(점 덧셈)은 있지만, 한 점에서 다음 점으로의 이동이 예측 불가능하고 무작위처럼 보입니다. 이 우주에는 지름길이나 효율적인 탐색 전략이 없어서, 목표를 찾으려면 시작점(점 P)에서부터 규칙을 무작정 반복 적용해보는(brute-force)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적 설명: 공격 알고리즘의 차이 이 '지름길'의 유무는 실제 공격 알고리즘의 효율성 차이로 나타납니다. 전통적 DLP (유한체): 주요 공격법: 인덱스 칼큘러스 (Index Calculus Method) 원리: 이 방법은 유한체의 매끄러운(smooth) 구조를 이용합니다. 문제를 더 작은 소인수들의 조합으로 쪼개서(factor base), 미리 계산된 로그 값을 이용해 선형대수 문제로 변환하여 풀어냅니다. 즉, 큰 문제를 잘게 쪼개서 효율적으로 푸는 '분할 정복' 전략이 가능합니다. 계산 복잡도: 이 알고리즘의 시간 복잡도는 준지수 시간(Sub...

ECC-5. 유한체 위의 타원 곡선 이산 로그 문제(ECDLP)

암호학에서 사용되는 타원 곡선 이산 로그 문제(Elliptic Curve Discrete Logarithm Problem, ECDLP)는 반드시 유한체(Finite Field) 위에서 정의됩니다. 우리가 개념을 설명할 때 흔히 보는 부드러운 곡선 그래프는 실수(Real Numbers) 위에서 그려진 것이지만, 이를 직접 암호에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실수 위가 아닌, 유한체 위의 점들 암호학에 타원 곡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곡선을 이산적이고 유한한 공간으로 가져와야 합니다. 이는 모든 계산을 특정 소수 p로 나눈 나머지, 즉 모듈러 연산(Modular Arithmetic)을 통해 수행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개념 (실수 위): y2 = x3 + ax + b 방정식의 해가 되는 무한히 많은 점 (x, y)들의 집합입니다. 부드러운 곡선을 이룹니다. 암호학 (유한체 위): y2 ≡ x3 + ax + b (mod p) 방정식의 해가 되는 유한한 개수의 정수 좌표 (x, y)들의 집합입니다. 모든 좌표는 0과 p-1 사이의 정수입니다. 유한체 위의 타원 곡선 점들 (출처: 위키피디아 ) 유한체 위의 타원 곡선은 연속적인 곡선이 아니라, 위 그림처럼 특정 패턴을 가진 점들의 집합(scatter plot)처럼 보입니다. 왜 유한체를 사용해야 하는가? 컴퓨터 연산: 컴퓨터는 무한한 실수를 다룰 수 없습니다. 정수로 이루어진 유한체는 컴퓨터가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게 해줍니다. 보안성 확보: 점들의 좌표가 유한체 안에서 "흩어져" 있고 예측 불가능하게 연결(덧셈 연산)되기 때문에 이산 로그 문제가 어려워집니다. 만약 실수 위에서 계산한다면, 일반적인 대수학으로 문제를 훨씬 쉽게 풀 수 있어 암호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산(Discrete)'의 의미: '이산 로그 문제'라는 이름 자체가 값이 연속적이지 않고 뚝뚝 떨어져 있는 이산적인 공간을 전제로 합니다. 유한체가 바로 그 이산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ECC-4. 타원 곡선 암호 (ECC)

타원 곡선(Elliptic Curve)은 이름과 달리 타원 모양이 아니며, 특정 수학 방정식을 만족하는 점들의 집합으로 정의됩니다. 이 곡선은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현대 암호학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타원 곡선이란? 타원 곡선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형태의 방정식으로 정의됩니다. $$y^2=x^3+ax+b$$ 여기서 a와 b는 상수이며, 곡선이 특이점(뾰족한 점이나 교차점)을 갖지 않도록 $$4a^3+27b^2\ne 0$$ 이라는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이 방정식의 해가 되는 모든 점 (x, y)와 무한 원점(point at infinity, O)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점을 포함하여 타원 곡선을 구성합니다. 타원 곡선 예시(출처: 위키피디아 ) 특별한 성질: 점의 덧셈 법칙 타원 곡선이 암호학에 사용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곡선 위의 점들 사이에 덧셈이라는 특별한 연산을 정의할 수 있다는 점 입니다. 이 연산은 기하학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두 점의 덧셈 (P + Q): 타원 곡선 위의 서로 다른 두 점 P와 Q를 더하려면, 두 점을 지나는 직선을 긋습니다. 이 직선은 타원 곡선과 또 다른 한 점(-R)에서 만나게 됩니다. 이 점을 x축에 대해 대칭시킨 점이 바로 R이며, P와 Q의 합, 즉 P + Q = R이 됩니다. $$ \begin{align} & m = \frac{{y}_Q-{y}_P}{{x}_Q-{x}_P} \\ & {x}_R = {m}^2 - {x}_P - {x}_Q \\​​ & {y}_R=m\left({x}_R-{x}_P\right)+{y}_P \end{align} $$ 여기서, $m$: 직선의 기울기 $x_R, y_R$: 점 R의 x, y 좌표 한 점의 두 배 (P + P 또는 2P): 한 점 P를 두 배 하려면, 점 P에서의 접선을 긋습니다. 이 접선은 타원 곡선과 다른 한 점(-R)에서 만나게 됩니다. 이 점을 x축에 대칭시킨 점 R이 2P가 됩니다. $$ \begin{align} ...

ECC-3. 이산 로그 문제를 풀기 어려운 이유

이 문제의 어려움은 간단한 지름길이나 공식이 없어서, 답을 찾으려면 사실상 거의 모든 가능성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시계 위에서의 점프 게임 먼저, 모듈러 연산을 거대한 눈금을 가진 시계라고 상상해 보겠습니다. 일반 시계는 눈금이 12개지만, 암호학에서 사용하는 시계(법, p)는 그 눈금의 수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쉬운 문제 (앞으로 점프하기) 3을 5번 곱하고 17로 나눈 나머지(3^5 mod 17)를 구하는 것은 쉽습니다. 이는 "17칸짜리 시계에서, 3배씩 점프하는 규칙으로 5번 뛰어라. 최종 위치는 어디인가?"와 같습니다. 3^1 → 3 3^2 → 9 3^3 → 27 ≡ 10 (mod 17) 3^4 → 10 * 3 = 30 ≡ 13 (mod 17) 3^5 → 13 * 3 = 39 ≡ 5 (mod 17) 컴퓨터는 이처럼 정해진 규칙대로 앞으로 점프하는 것은 눈 깜짝할 사이에 해냅니다. 어려운 문제: 몇 번 점프했는지 맞히기 "17칸짜리 시계에서, 3배씩 점프하는 규칙으로 뛰었더니 최종 위치가 5였다. 총 몇 번 점프했을까?" (즉, 3^x ≡ 5 (mod 17)을 만족하는 x를 찾아라) 우리는 위에서 답이 5라는 것을 알지만, 결과값 5만 보고 어떻게 x를 찾을 수 있을까요? 점프 결과는 시계 위에서 무작위처럼 보입니다. 3 → 9 → 10 → 13 → 5 → 15 → 11 → 16 → 14 → 8 → 7 → 4 → 12 → 2 → 6 → 1 결과값 5가 나왔다고 해서 x가 5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전 값이 13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면 역추적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우리는 x가 1일 때, 2일 때, 3일 때... 모든 가능성을 하나씩 시도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경우의 수가 많다"의 진짜 의미 작은 17칸짜리 시계에서는 최대 16번만 시도하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암호학에서는 어떨까요? 암호학에서 사용하는 시계의 눈금 수(소수...

ECC-2. 숫자가 아닌 원소들로 구성된 필드(Field): 유한체, 함수체

우리가 흔히 아는 유리수, 실수, 복소수 집합 외에도 숫자가 아닌 원소들로 구성된 필드가 존재하며, 수학의 여러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유한체(Finite Field) 또는 갈루아 체(Galois Field)와 함수체(Function Field)입니다. 유한체 (Finite Fields) 유한체는 이름 그대로 원소의 개수가 유한한 필드입니다. 이 필드의 원소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숫자가 아니라, 특정 규칙에 따라 연산되는 '기호'나 '상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단순한 유한체의 예는 $Z_p$​ (또는 GF(p))입니다. 여기서 p는 소수입니다. 이 필드의 원소는 {0,1,2,…,p−1} 이고, 모든 연산은 p로 나눈 나머지를 기준으로 하는 모듈러 연산(modular arithmetic)으로 정의됩니다. 예시: $Z_2$​ (또는 GF(2)) 필드 원소: {0, 1} 덧셈: 0 + 0 = 0 0 + 1 = 1 1 + 0 = 1 1 + 1 = 0 (2를 2로 나눈 나머지는 0) 곱셈: 0 · 0 = 0 0 · 1 = 0 1 · 0 = 0 1 · 1 = 1 이 집합 {0, 1}과 위의 연산 규칙은 덧셈, 뺄셈(덧셈의 역원), 곱셈, 나눗셈(곱셈의 역원)에 대한 필드의 모든 공리를 만족합니다. 예를 들어, 1의 덧셈에 대한 역원은 1 자신이며, 1의 곱셈에 대한 역원도 1 자신입니다. 이러한 유한체는 숫자의 집합이라기보다는, 특정 규칙을 따르는 기호들의 집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한체는 암호학(cryptography), 코딩 이론(coding theory), 컴퓨터 과학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함수체 (Function Fields) 유리함수(rational functions)의 집합 역시 필드를 이룰 수 있습니다. 유리함수는 두 다항식의 분수 형태로 표현되는 함수입니다. 예시: 실수 계수를 갖는 유리함수체 R(x) 이 필드의 원소는 변수 x에 대한 유리함수, 즉 $f(x)=\f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