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언어 모델 특징 비교: BERT, GPT-2, XLNet
이 세 모델은 현대 자연어 처리(NLP) 분야에 혁명을 일으킨 대표적인 언어 모델들입니다. 모두 트랜스포머(Transformer)라는 강력한 아키텍처를 공유하지만, 마치 각기 다른 철학을 가진 라이벌처럼 언어를 학습하는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은 NLP 기술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1. BERT (Bidirectional Encoder Representations from Transformers)
BERT는 문장의 양쪽 문맥을 동시에 고려하여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양방향(Bidirectional) 모델입니다. 이는 마치 우리가 문장을 읽을 때 특정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앞뒤 단어를 모두 살펴보는 것과 유사합니다. BERT는 트랜스포머의 인코더(Encoder) 구조만을 사용하며, '마스크 언어 모델(MLM)'이라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양방향 학습을 구현했습니다. 이 특징 덕분에 BERT는 문장 분류(Sentiment Analysis), 개체명 인식(Named Entity Recognition) 등 문장의 전체적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NLU, Natural Language Understanding)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합니다.
- 주요 특징: 양방향 문맥 이해
- 사용된 아키텍처: 트랜스포머 인코더
- 학습 방식: 마스크 언어 모델 (Masked Language Model, MLM)
- 강점: 문맥을 깊이 있게 이해하여 NLU 과제에 강력함.
- 단점: 학습(pre-training) 단계에서는 문장의 일부를 [MASK] 토큰으로 가리고 예측하는 훈련을 하지만, 실제 사용(fine-tuning 또는 inference) 단계에서는 [MASK] 토큰이 없는 온전한 문장을 다루게 됩니다. 이 학습 환경과 실제 사용 환경 간의 차이로 인해 모델 성능이 저하될 수 있는 불일치(discrepancy) 문제가 있으며, 모델 구조상 자연스러운 문장 생성(Generation) 과제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2. GPT-2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2)
GPT-2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텍스트 생성(Generation)에 특화된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문장을 왼쪽에서 오른쪽, 즉 한 방향으로만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단방향(Unidirectional) 구조를 가집니다. 이는 마치 우리가 글을 쓸 때 이전에 쓴 단어들을 바탕으로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것과 같습니다. GPT-2는 트랜스포머의 디코더(Decoder) 구조만을 사용하며, '자기회귀(Autoregressive)' 방식을 통해 이전 단어들을 기반으로 다음 단어를 예측하며 학습합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GPT-2는 매우 자연스럽고 논리적인 문장을 생성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며, 요약, 번역, 챗봇 등 다양한 생성 과제(NLG, Natural Language Generation)에 널리 사용됩니다.
- 주요 특징: 자연스러운 텍스트 생성
- 사용된 아키텍처: 트랜스포머 디코더
- 학습 방식: 자기회귀 (Autoregressive, AR)
- 강점: 매우 높은 품질의 텍스트를 생성하는 데 탁월함.
- 단점: 오직 이전 단어들만 참고하는 단방향 구조이므로, 문장 뒤쪽에 결정적인 정보가 나오는 경우 전체 문맥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3. XLNet
XLNet은 BERT의 양방향 문맥 이해 능력과 GPT 계열의 자기회귀 방식의 장점을 결합하려는 시도에서 탄생한 모델입니다. XLNet은 '순열 언어 모델(Permutation Language Model)'이라는 혁신적인 학습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는 문장의 단어 순서를 무작위로 섞은 뒤, 자기회귀 방식으로 특정 위치의 단어를 예측하도록 학습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학교에 간다'라는 문장의 순서를 섞어 '학교에', '간다', '나는' 순으로 제시하고, '나는'이라는 단어를 예측하게 합니다. 이 과정을 여러 순열(Permutation)에 대해 반복하면, 모델은 결과적으로 모든 단어 위치에서 다른 모든 단어의 정보를 활용하게 되어 양방향 문맥을 학습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BERT의 [MASK] 토큰 문제를 해결하고, 자기회귀 방식의 장점을 유지하여 많은 NLU 과제에서 BERT보다 우수한 성능을 기록했습니다.
- 주요 특징: BERT와 GPT의 장점을 결합
- 사용된 아키텍처: 트랜스포머-XL (Transformer-XL) - 기존 트랜스포머보다 더 긴 텍스트 시퀀스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고안된 발전된 아키텍처
- 학습 방식: 순열 언어 모델 (Permutation Language Model, PLM)
- 강점: 자기회귀(AR)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순열(Permutation) 기법을 통해 양방향 문맥을 학습하므로, BERT의 [MASK] 토큰으로 인한 불일치 문제 없이 깊은 문맥 이해가 가능합니다.
- 단점: 학습 과정이 BERT나 GPT에 비해 더 복잡함.
언어 모델 학습 방식 상세 설명
1. 마스크 언어 모델 (MLM, Masked Language Model)
MLM은 모델에게 '빈칸 채우기 퀴즈'를 풀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문장에서 일부 단어를 무작위로 [MASK] 토큰으로 가린 뒤, 모델이 앞뒤 문맥을 모두 참고하여 빈칸에 들어갈 원래 단어를 맞추도록 훈련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모델은 문맥 속에서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을 학습하게 됩니다.
- 예시: "나는 [MASK]에 가서 공부를 했다." → 모델이 [MASK]가 '학교' 또는 '도서관'임을 예측하도록 학습
2. 자기회귀 (AR, Autoregressive)
자기회귀는 마치 '이어 말하기 게임'과 같습니다. 모델은 문장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주어진 단어들을 보고, 그 다음에 올 가장 자연스러운 단어가 무엇일지를 예측합니다. 이 예측 과정을 단어 단위로 순차적으로 반복하며 문장 전체를 생성해 나갑니다. 이 방식은 인간이 글을 쓰는 방식과 유사하기 때문에 GPT 계열 모델이 자연스러운 텍스트 생성에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이유입니다.
- 예시: "나는 학교에" 라는 단어가 주어지면 → 모델이 다음에 올 단어 '간다'를 예측하도록 학습
3. 순열 언어 모델 (PLM, Permutation Language Model)
PLM은 자기회귀(AR) 모델을 기반으로 하되, 양방향 문맥을 학습할 수 있도록 고안된 XLNet의 독창적인 방식입니다. PLM은 원래 문장의 단어 순서를 무작위로 섞은(순열) 뒤, 자기회귀 모델처럼 특정 순서에 따라 단어를 예측합니다. 예를 들어, (1, 2, 3, 4) 순서의 문장을 (3, 1, 4, 2)라는 순서로 예측하도록 목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4번 단어를 예측하기 위해 3번과 1번 단어를 활용하고, 2번 단어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3, 1, 4번 단어를 모두 활용하게 됩니다. 이처럼 다양한 순열에 대해 학습을 반복하면, 모델은 특정 단어를 예측하기 위해 문장 내 모든 다른 단어들을 참조하는 법을 배우게 되어, 결과적으로 양방향 문맥을 효과적으로 학습하게 됩니다.
- 예시: 문장 "오늘 날씨가 매우 좋다" (1, 2, 3, 4)
- 순열: (3, 1, 4, 2)
- 학습 목표: 이 순열에 따라, 모델은 '매우'(3)와 '오늘'(1)을 보고 '좋다'(4)를 예측하고, 이어서 '매우'(3), '오늘'(1), '좋다'(4)를 모두 보고 마지막으로 '날씨가'(2)를 예측하도록 학습합니다. 이처럼 무작위 순서로 예측을 반복하면 모델은 모든 단어가 다른 모든 단어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됩니다.
결론: 어떤 모델을 선택해야 할까?
세 모델의 선택은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에 따라 달라집니다.
- 문장의 의미를 깊이 이해해야 하는 감성 분석이나 질의응답 시스템에는 BERT가 강력한 선택지입니다.
- 반면, 창의적인 글쓰기나 챗봇 대화처럼 자연스러운 문장 생성이 목표라면 GPT-2가 더 적합합니다.
- XLNet은 두 모델의 장점을 결합하여 특히 까다로운 NLU 과제에서 최고의 성능을 내고 싶을 때 고려할 수 있는 고급 옵션입니다.
이처럼 각 모델의 학습 방식과 철학을 이해하면 당면한 문제에 가장 효과적인 도구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