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보안 기술과 개인정보보호 강화 기술(PETs)은 데이터를 보호한다는 공통점을 갖지만, 목표와 범위, 핵심 기능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정보 보안 기술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데이터라는 성을 지키는 '견고한 방패'라면, PETs는 성 안의 중요한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안전하게 바깥과 교류(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마법 열쇠'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핵심 목표의 차이
가장 큰 차이는 기술이 추구하는 핵심 목표에 있습니다.
- 정보 보안 기술: 정보의 기밀성(Confidentiality), 무결성(Integrity), 가용성(Availability), 즉 '정보 보안의 3요소(CIA Triad)' 보장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허가되지 않은 접근을 막고, 데이터 위변조를 방지하며, 필요할 때 언제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 개인정보보호 강화 기술 (PETs):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노출되지 않도록 '익명성'을 보장하고, 정보 주체가 자신의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통제권'을 부여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습니다. 이는 '데이터 활용 가치 극대화'와 '프라이버시 철저 보호'라는, 자칫 상충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기술적 시도입니다.
범위 및 주요 기술
목표가 다른 만큼 기술의 범위와 적용되는 주요 기술에도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정보 보안 기술 (Information Security Technologies)
- 주요 목표: 시스템 및 데이터의 기밀성, 무결성, 가용성 확보
- 보호 대상: 데이터가 저장된 시스템, 네트워크, 서버 등 조직의 '인프라' 전체 (개인정보는 보호해야 할 여러 정보 자산 중 하나로 간주)
- 핵심 기능: 접근 통제, 암호화, 위협 탐지 및 대응, 방화벽, 백신
- 기술 예시:
- 네트워크 보안 (방화벽, 침입 탐지 시스템)
- 시스템 보안 (서버, OS 보안)
- 암호화 기술 (대칭키, 공개키)
- 접근 통제 (IAM, NAC)
- 데이터 유출 방지 (DLP)
개인정보보호 강화 기술 (Privacy Enhancing Technologies, PETs)
- 주요 목표: 개인정보의 프라이버시 보호 및 안전한 데이터 활용
- 보호 대상: 개인 식별이 가능한 정보 (개인정보)
- 핵심 기능: 데이터 비식별화, 익명화, 통계적 정보 공개, 데이터 최소화
- 기술 예시:
- 차분 프라이버시 (Differential Privacy): 데이터셋에 노이즈를 추가해 개인 식별을 방지
- 동형 암호 (Homomorphic Encryption): 데이터를 암호화된 상태에서 연산
- 영지식 증명 (Zero-Knowledge Proof): 정보 자체를 공개하지 않고 정보의 유효성을 증명
- 다자간 보안 계산(Secure Multi-Party Computation, SMPC): 여러 참여자가 자신의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마치 데이터를 한데 모아 분석한 것과 같은 결과를 얻게 해주는 기술
- 연합 학습 (Federated Learning):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보내지 않고 각 기기에서 모델을 학습합니다. (예: 여러 사용자의 스마트폰 키보드 입력 패턴을 각 스마트폰 내에서만 학습하여, 개인의 메시지 내용을 서버로 보내지 않고도 다음 단어 추천 기능을 개선하는 경우)
두 기술의 관계
결론적으로 모든 PETs는 정보 보안 기술의 한 종류이지만, 모든 정보 보안 기술이 PETs인 것은 아닙니다. 정보 보안이 성벽을 쌓아 외부의 침입을 막는 것이라면, PETs는 성 안의 특정 인물(개인정보)을 보호하면서도 그들이 안전하게 외부 활동(데이터 활용)을 하도록 돕는 정교한 기술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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